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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공부)

엔터테인먼트산업 특성의 고찰

by phd.갖고싶은자 2022. 2. 9.

인터넷 개인방송 장르를 중심으로

 

들어가며

 

인터넷 개인방송은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와는 달리 인터넷이라고 하는 기술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개인이 직접 기획, 제작, 촬영, 송출하는 새로운 미디어 장르이다. 개인방송의 콘텐츠는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에서 했던 주제를 그대로 답습하기도 하며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들을 다루기도 하는데, 인터넷 방송의 특성 상 같은 주제를 다룬다고 하더라도 레거시 미디어의 콘텐츠와는 전혀 다른 결의 콘텐츠 진행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규제로부터 자유롭고, 과감한 형식의 콘텐츠가 개인방송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정의에 대해서 넓은 의미로는 유튜브 콘텐츠를 포함한 모든 인터넷 영상 콘텐츠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번 원고에서는 논의의 명확성과 주제에 대한 심층분석을 위해 인터넷 개인방송을 아프리카 TV 혹은 트위치 TV 등 개인방송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방송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더욱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의 인터넷 개인방송 실태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작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2명이 개인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인방송의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44.5분가량이었고, 20~30대와 4010대 순으로 개인방송 이용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에 따라 개인방송이 우리나라에서 이제 더 이상 비주류 장르가 아니며, 과거에 비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 장르로 확연히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인터넷 개인방송이라는 장르 자체가 대중의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존재하는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이나 정치, 혹은 시사와 같은 주제를 다루는 인터넷 방송도 존재하지만, 이들은 오늘날 인터넷 개인방송이라고 분류하는 장르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들은 각각 인터넷 강의, 시사평론 방송 등으로 자신들만의 장르를 만들어냈고 개인방송의 범주로부터 독립적으로 성장했다. 따라서 인터넷 개인방송이라고 하는 장르는 다분히 오락적인 목표의식을 바탕으로 개발되었고, 그러한 부분들만 포괄하는 자기수정적인 발전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오게 된 것이다. 결국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장르들은 대부분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와 그렇지 않은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반면 인터넷 개인방송은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순혈적인 장르로써 그 연구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인터넷 개인방송은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과정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또 장르분석을 통해 산업의 특성을 파악하기에 알맞다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기술발전의 영향으로 새로운 분야들이 만들어지고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VR이나 메타버스처럼 새롭게 개발된 기술들이 빠르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이식되어 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인간의 오락적 본성이 발현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자체의 미래가 이제 기술발전과 점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더욱 타당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기술발전, 둘 사이의 관계에서 점점 그 상관계수가 증가해간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인터넷 개인방송이야말로 대표적인 기술발전적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개인방송은 인터넷이 느리고 개인 pc 등의 보급이 많지 않았던 시절 dj라고 불리는 개인방송 진행자의 음악방송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개인 PC 및 스마트폰의 대중화, 아프리카TV라고 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개발,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을 거치며 꾸준히 함께 성장하여 지금의 BJ 혹은 스트리머에 의해 진행되는 정말 무궁무진하고 다양한 방송으로 발전해오게 된 것이다. 이처럼 개인방송이야말로 그 시작부터 기술발전과의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발전해온 장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개인방송을 토대로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기술발전과 산업의 관계를 예측하고 나아가 산업 전반이 나아가게 될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인터넷 개인방송의 전제들을 바탕으로 이제 개인방송 내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특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엔터테인먼트산업적 특성

 

불확실성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 중 기존의 전통적인 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특성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산업의 경제적인 불확실성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산업의 경우 산업 내의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쌓인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일정한 수요와 공급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어떤 특징과 장점들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작용될 수 있고, 이러이러한 신제품을 내놓았을 때 어느 정도의 수요를 받아낼 수 있는지를 추론적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시장의 균형이 존재할 때만 가능하다. 엔터테인먼트산업에는 시장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성립하지 않는 다는 사실이 이미 많은 과거 사례들에서 증명되었다. 유명하고 인기 많은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 천만 관객을 달성한 감독의 차기작 영화, 차트 1위를 몇 주간 했던 아티스트의 새 앨범 등등 전통산업의 시장이라고 치면 충분히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수익을 보증해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는 흥행에 참패한 사례가 이미 많은 것이다.

인터넷 개인방송 역시 이러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답습한다. 혹은 심지어 다른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장르들보다 더욱 그 정도가 심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인터넷 방송인 교육자료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는 1인 방송인이 약40,000명이라고 한다.그러나 실질적으로 대중에게 인식이 될 정도로 알려진 방송인은 그 중의 약 5%도 되지 않는다. 과거에 인터넷 개인방송에 진입했다가 현재에는 방송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해 집계되지 않은 개인방송인들을 고려한다면 그 비율은 더욱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 개인방송은 그 방송인들의 공급에 비해 실질적으로 그 안에서 수익을 내면서 산업자체로 진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극단적으로 작다는 점에서, 완벽한 레드오션 장르이고 동시에 누가 어떤 전략으로 경제적 성공을 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장르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울러 인터넷 개인방송의 수익 구조 역시 불확실성의 특성을 강화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방송인들은 MCN에 계약을 맺거나 온라인 방송 플랫폼과의 파트너쉽을 맺은 것이 아니라면 일정한 월급을 받으면서 방송을 진행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개인방송에서의 경제적 수익은 방송 활동에서 시청자들의 후원, 스폰서쉽 광고 수입, 유튜브 애드센스 수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모두 비정기적이고, 당일의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적 수익이기 때문에 인터넷 방송인에게 사실상 보증된 수익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오늘까지 방송을 잘 경영해와서 내가 소위 말하는 대기업이라 부르는, 수익을 잘 내는 개인방송인이었다고 해도 당장 내일 말실수 한 번으로 이미지가 실추된다면 순식간에 모든 현금흐름이 끊길 수도 있는 것이다(파트너쉽이나 제휴를 통한 정기적 급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약 위반상황에서는 바로 무효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현금흐름이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새로 방송을 시작한 이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된다. 결론적으로 이런 종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경제적 불확실성은 개인방송에서 극복할 수 없는 한계와 같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낮은 진입장벽과 불량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또 다른 특성은 분명 성공하게 되면 투입비용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산출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그 산업에 진입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경우 어떤 부품을 생산한다고 하면, 공장, 공장부지, 공장설비, 인건비, 세무, 회계 등등 다양한 부분에 막대한 초기투자비용을 감내해야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우 지식기반적 산업이기 때문에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다면 제조업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러한 낮은 진입장벽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성이 산업 전반적인 생산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제조업으로 비유하자면 규격에는 맞지 않는 불량품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제조업 같은 경우 품질관리는 생명과도 같다. 만약 부품을 생산하는 데 하나의 불량품이 나오게 된다면, 그 불량품 하나가 나오게 된 생산과정 전부의 투입물에서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동시에 그것을 걸러내지 못하고 출고시키게 되었을 때 돌아오는 손해가 막심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것들에 대한 방비가 중요시 되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과 기술로 인해 진입장벽이 또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경우는 리스크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고, 방비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많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제조업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산업으로 진입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진입하는 만큼 다양한 생산물, 창작물이 만들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여러 종류의 불량품도 생산되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 개인방송에서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의 특징인 낮은 진입장벽이 더욱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극단적으로 보면 지금 당장이라도 노트북과 와이파이만 있다면 바로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트위치TV의 경우 이메일 인증을 통한 회원가입만 완료되면 좋은 화질과 특정 기능을 이용하지 못하긴 하지만 별다른 제약 없이 바로 실시간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 때문에 언제라도 트위치에 접속해보면 시청자가 한 자릿수 혹은 0명인 방송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현재의 빠른 정보통신 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반을 갖춘 방송 플랫폼들로 인터넷 개인방송의 명목적인 진입장벽 자체는 없는 것과 다름없다. 앞서 언급된 현재 인터넷 방송인 40,000명의 수치가 나오게 된 원인도 여기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 개인방송은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부작용 역시도 똑같이 답습한다. 인터넷 개인방송을 줄여 부르는 말인, 소위 인방이라는 단어에 사건을 조합하여 검색엔진에 입력해보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사와 관련 자료가 검색된다. 더욱이 이것들은 모두 온라인의 문서로 남겨서 사람들이 보게 할 만한 수준의 방송인이 잘못을 저질렀던 부분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불량방송의 수치나 수위는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차원을 아득히 넘어섰을 것이라는 추론이 유효해진다. 한편으로 이처럼 비교적 높은 수준의 불량품 발생 원인을 오직 장르에 진입하는 개인의 수와 다양성에서 찾는 것은 미약한 수준의 논리적 완결성을 가진다. 단순히 사람 수가 많다고 해서 그들이 이토록 많은 불량품을 생산해낼 것이라는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법적 제도와 규제의 부재 차원을 또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인터넷 개인방송에 적용되고 있는 규제 체계는 방심위의 통신 심의와 플랫폼 사업자에게 위임하여 진행되는 자율 규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통신심위의 경우 레거시 미디어의 방송규제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심의이고,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 역시 사업자의 시간적, 비용적 제약을 생각해 봤을 때 거의 유명무실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자극적일수록 시청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 장르에서 아노미적 체계가 전제되었고, 또 진입장벽 역시 없는 것과 다름없으니 불량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기엔 최적의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 가치에 대한 제언

 

앞선 논의에서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예시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다양한 특성들을 다소 부정적으로 조명했다. 그러나 사실 엔터테인먼트산업의 가치는 이러한 다수의 비관적 관점에도 불구하고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값지다. 세상의 다양한 문화와 인간의 삶을 조망하고, 높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무엇보다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단지 산업이 많은 부와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산업이 유망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고 했을 때 유망한 사업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엔터테인먼트산업이야말로 유망한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앞서 산업의 특성을 고찰함에 있어 다양한 우려들을 함께 드러낸 이유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가지고 있는 그 가능성에 비례해서 위험성 역시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여타 산업과는 달리 어떤 가치보다 자율성에 대한 가치가 많이 강조되는 산업이다. 자유로운 환경과 생각 속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 엔터테인먼트산업 내에서의 자율성도 기술과 함께 더욱 높은 차원으로 성장하게 될 텐데, 만일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버려둔다면 예상할 수 없는 부정적 결과들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문제들을 덮고자 기존의 산업분야에 맞춰 억지로 규제하고자 한다면 산업의 발전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엔터테인먼트산업이라고 하는 독자적인 산업에 대한 정확하고, 투명한 이해이다.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바탕으로 이후의 새로운 사회적 논의와 합의점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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